리튬이온 전지에 미량의 첨가제를 넣어 400회 충방전한 뒤에도 처음 용량의 81.5%를 유지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배터리 충방전 횟수가 늘어날수록 초기 용량보다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첨가제 교체만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대용량 전기차 배터리 수명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최남순, 곽상규 교수와 화학과 홍성유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기존에 사용되던 리튬이온전지의 첨가제를 바꿔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는 전지 용량을 늘리기 위해 음극 소재는 흑연 대신 이보다 10배 이상 용량을 만드는 실리콘으로, 양극 소재는 니켈이 80% 함유된 하이니켈 소재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은 충전 시 부피가 3배 이상 늘었다가 방전 시 다시 줄어드는 특성이 있어 충·방전을 수백 회 반복하면 구조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균열이 발생한다. 이는 수명 단축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니켈이 다량 함유된 하이니켈 양극은 전해액 속에 미량 포함된 불산(HF)과 반응해 니켈이 용출될 수 있어 화학적으로 불안정하다.
연구진은 이런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의 양극과 음극 소재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불산을 제거할 수 있도록 리튬이온이 지나다니는 통로인 전해액에 사용할 새로운 첨가제를 개발했다.
기존에 전해액 첨가제로 사용되던 바이닐렌 카보네이트(VC) 구조를 토대로 음극의 보호막을 안정화할 수 있는 첨가제인 DMVC-OCF₃와 불산을 제거할 수 있는 DMVC-OTMS를 합성했다.
연구진은 이들 두 첨가제를 전해액에 넣어 고용량 리튬이온전지를 제작한 뒤 400회 충·방전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전지의 용량을 확인한 결과 처음 용량의 81.5%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전해액 첨가제인 VC를 썼을 때보다는 용량이 30%, 플루오르에틸렌 카보네이트(FEC)를 썼을 때보다는 10% 늘어난 것이다.
또 연구진이 개발한 첨가제를 넣은 리튬이온전지는 20분 만에 급속 충전 뒤 방전 과정을 100회 반복해도 전지 용량 감소가 1.9%에 불과했다.
최 교수는 “기존 첨가제인 VC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첨가제를 개발하기 위해 합성법부터 고안했다”며 “대용량 리튬이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에 실렸다.
기사 링크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3925
연구진은 이 첨가제를 하이니켈 양극과 실리콘 음극으로 구성된 대용량 배터리에 투입했을 때 400회 충전과 방전 후에도 처음 용량의 81.5%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