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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제저널인 〈ACS 에너지 레터(ACS Energy Letters)〉에 에너지 분야를 이끄는 여성 과학자로 소개됐다. 바로 최남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다. 5년여의 회사 생활은 최 교수가 남다른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됐다. KAIST에서 최 교수를 만났다. |
▲ 최남순 교수가 개발한 코인 셀(동전 모양의 배터리)을 손에 들어 보여주고 있다.
| 회사에서 조직력의 중요성 배워
“최 박사, 제발 좀 참으시고 그만 들어오세요!” 만삭의 한 연구원이 몸에 맞지 않는 방진복을 억지로 껴입고 전지 실험실에 들어서자 모두가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사이클이 진행된 전지 성분들은 수분에 닿으면 쉽게 발화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실험이 드라이룸에서 진행된다. 사람 몸에서 증발하는 수분도 차단 대상이라 연구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진복으로 무장해야 한다. “임신했다고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더니 외톨이라는 느낌이 들고 지치기도 해서 큰 옷을 빌려 입고 실험실에 계속 들어갔죠.” 최남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의 삼성SDI 재직 시 일화다. 최 교수는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며 회사 생활을 회상했다.
최 교수는 현재 전해질 첨가제 소재를 개발해 리튬 이차전지 전극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녀는 박사후연구원이나 교육자의 길을 가는 대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최 교수는 “전지 분야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제조업체에 취직해 학교에서 배웠던 작은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며 “나중에 연구소장으로 인정받고 산업계의 리더가 되는 꿈을 꿨다”고 밝혔다.
그녀는 2004년 삼성SDI에 입사했다. 최 교수는 “이 분야의 박사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일하며 배웠다”며 “1년 정도 지나자 웬만한 회사 장비와 시스템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생활을 통해 연구역량과 함께 조직력의 중요성도 배웠다. 회사에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팀의 성취가 우선시됐다. 최 교수는 “처음에는 조직에 순응해 내 일만 열심히 하는 수준이었는데, 서서히 조직력도 배우게 됐다”며 “팀원들이 조직력을 발휘해야 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누구 덕택에 성공했다’라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회사에서 학교로 진로를 바꾸다
회사는 전지 소재개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가진 일본기업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조직의 리더나 자문연구원으로 활동하도록 했다. 그들로부터 전지 소재의 스펙 관리(수분함량, 개발제품에 필요한 소재 물성 등)를 배울 수 있었다. 최 교수는 “이때 경험은 소재개발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신규 물질 개발 플랫폼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때 그녀는 회사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최 교수는 당시 결혼한 상태였고, 남편은 KAIS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대전시와 경기도를 오가며 주말부부로 지냈다. 최 교수는 “주중에는 집에 아무도 없고 퇴근해도 할 일이 없었다”며 “회사 문서를 밖으로 반출할 수 없어 회사에 남아 잔업을 했다”고 말했다. 꼬박 1년 6개월을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때 회사는 브라운관 사업을 접으면서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1인당 잔업비용을 관리하던 때라 잔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최 교수는 “상사로부터 ‘열심히 일해줘서 고맙기는 한데 업무일정을 잘 조율해보라’는 말을 들었다”며 웃으며 밝혔다. 회사는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연구원들을 사업부서로 전진 배치하면서 조직에 큰 변화가 있었다.
연구소장을 꿈꿨던 최 교수는 진로를 바꿔야 했다. 2010년 산업체 출신 교원을 구인하던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했다. 2021년 8월부터는 KAIST로 자리를 옮겨 연구를 계속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최남순 교수가 연구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FEC 첨가제의 성능을 학계 최초 보고
전지는 작은 보청기에서부터 전기 자동차까지 많은 것에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이차전지 연구개발도 중요해졌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전지, 공기 중의 산소가 양극으로 작용하는 금속 공기 전지, 황을 양극으로 쓰는 리튬 황 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의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 전지에는 전해질이 필요하다. 전지의 기본구조는 양극과 음극의 전극, 그 사이에 전해질과 분리막이 들어간다. 전해질은 이온이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전해질에 적절한 첨가물질을 섞어주면 전지의 수명과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전기차에 쓰이는 전지는 크기만 다를 뿐 소재와 구조가 같다. 하지만 요구되는 수명은 스마트폰 3년, 전기차 10년 정도로 차이가 크다. 최 교수는 “기업들은 전극 소재의 변경을 꺼리기에 전지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바꿀 수 있는 소재는 전해질”이라며 “3년 쓸 수 있는 진지를 10년 동안 보증되는 전지로 바꾸려면 새로운 물질을 넣어야 하는데, 그 전해질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2006년 학계 최초로 FEC(Fluoroethylene carbonate, 플루오로에틸렌 카보네이트)를 첨가제 또는 용매로 도입할 경우 고용량 실리콘 음극을 포함하는 배터리 수명이 최소 2배 이상 향상된다는 논문을 〈저널 오브 파워 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에 발표했다. FEC 첨가제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스마트폰 배터리에 쓰이고 있다.
최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20년 국제저널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에너지 분야를 이끄는 여성 과학자로 소개된 바 있다.
이 저널에서는 전 세계 신진 과학자 20명을 선정했는데, 최 교수가 그중 한 명으로 포함된 것이다.
| 글러브 박스 안에서 실험에 ‘소질’ 발견
고등학교 때까지 그녀는 수학 선생님을 꿈꿨다. 하지만 당시 가장 친한 친구가 화학공학과를 지망하면서 많은 정보를 알려줬고, 최 교수도 진로를 화학공학으로 바꿨다. 최 교수는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한 시기여서 관심이 많았으며 취직을 염두에 두고 과를 선정했다”며 “그렇게 시작된 공대 공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공부가 재미있어서’ KAIST 대학원에 진학해 박정기 교수가 이끄는 고분자 재료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이 시절 자신이 실험에 꽤 감각이 있음을 깨달았다.
▲ 최남순 교수는 석사 시절 글러브 박스를 다루면서 실험에 남다른 소질이 있음을 깨달았다.
수분에 민감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많은 실험이 글러브 박스 안에서 이뤄진다. 글러브는 일반 고무장갑보다 훨씬 두껍다. 손을 넣으면 감각이 무뎌지지만, 밀리그램(mg) 수준으로 적은 양의 물질을 저울에 올려 무게를 정확히 재거나 전극을 아주 작은 크기로 잘라야 할 만큼 정밀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녀는 선배들이 소질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글러브 박스 안에서 재단이나 무게측정을 정확히 했다. 최 교수는 “실험할 때 양극은 음극보다 1mm 정도 작게 잘라야 하고 분리막은 음극보다 약간 크게 잘라 적층해야 하며 각 재료의 비틀림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확하게 전지를 구성하니 데이터가 재현성 있게 잘 나왔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재현성이 높으면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연구 결과를 수치로만 나타내지 않고 그림으로 표현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지의 열화 현상 등을 해석하는 분석 기법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 최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재 내부의 메커니즘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그림을 그려봤다”며 “그림을 그리면 어떤 데이터가 나왔을 때 왜 그 데이터가 나왔는지 해석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4가지 조언
최 교수는 산업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4가지 연구철학을 강조했다.
첫째, ‘통찰력’이다. 최 교수는 “회사 시절 많은 전문가에게 배운 것이 통찰력”이라며 “단지 소재개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재가 시스템(제품)에 들어가 다른 소재와 상호작용하는 형태까지 분석하고 연구해야 그다음 버전의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 실험실에서 그램(g) 단위로 합성했던 물질을 기업에서 킬로그램(kg) 단위로 합성하는 것은 비용이나 규모, 시스템 면에서 다른 차원의 일이다. 최 교수는 “학교에서의 한계가 있지만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은 하나만 보지 않고 전체를 바라보는 자세”라고 말했다.
둘째, ‘유연성’이다. 자신의 연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최 교수는 2006년 FEC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내가 이제 다 밝혔으니 더는 밝힐 것이 없어’라고 자신했지만, 지난 16년간 논문 인용 횟수가 높아지고 다른 연구자들이 새로운 분석툴을 활용하면서 FEC의 메커니즘도 다양하게 해석했다. 최 교수는 “연구의 유연성은 언제든지 다른 연구자가 더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투명성’이다. 연구한 소재의 성능을 정확히 검증하기 위해 사용된 테스트 조건을 공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데이터의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실험의 자세한 노하우는 논문에 적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 분야가 발전하려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 다른 연구자도 실험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편집자문위원으로 있는 〈ACS 에너지 레터〉는 실험을 모두 공개하도록 방침을 정하고 저자들이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투명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넷째, ‘분석력’이다. 최 교수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소재 및 시스템의 열화 거동을 정확히 해석해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문제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가지 물질을 조합해 결과가 잘 나왔다고 끝이 아니라 각각의 역할과 함께 조합 시 어떤 점이 왜 좋아지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분석에는 그림 그리기나 반응식 적기와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최 교수는 “분석하면서 그림을 그려보고 현상을 가시화한다”며 “그림이 틀리더라도 실험을 반복하고 보완하면서 분석해 나간다”고 말했다.
▲최남순 교수가 연구실의 연구원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 최남순
| 전망 밝은 전해질 첨가제 연구 분야
최 교수는 연구에 의지가 있는 학생을 연구실에 받아준다. 단, 여학생의 경우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최 교수는 “연구실에서 아르곤, 질소 등의 가스통을 많이 쓰고 있는데, 직접 손으로 옮겨야 한다”며 “모두가 연구에 바쁘기 때문에 여학생도 도구를 써서 스스로 옮기도록 한다”고 말했다. 배려심과 함께 자립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전해질 첨가제 연구 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투자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선호한다. 전지에 신규 전해질 소재를 적용할 때 기존에 개발된 전극 시스템과 양산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소재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적합한 후보물질을 찾아 소재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최 교수는 “이 연구 분야는 기업에서 수요가 많지만, 실제 연구 인력이 많지는 않아 오히려 취업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_고재웅 동아에스앤씨 객원기자
https://www.wbridge.or.kr/platform/careersport/info/selectTrendDetail.do;jsessionid=C957D6D90C628C23E1D96756C0E83C10.worker1?ntt_sn=218
리튬이온 전지에 미량의 첨가제를 넣어 400회 충방전한 뒤에도 처음 용량의 81.5%를 유지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배터리 충방전 횟수가 늘어날수록 초기 용량보다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첨가제 교체만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대용량 전기차 배터리 수명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최남순, 곽상규 교수와 화학과 홍성유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기존에 사용되던 리튬이온전지의 첨가제를 바꿔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는 전지 용량을 늘리기 위해 음극 소재는 흑연 대신 이보다 10배 이상 용량을 만드는 실리콘으로, 양극 소재는 니켈이 80% 함유된 하이니켈 소재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은 충전 시 부피가 3배 이상 늘었다가 방전 시 다시 줄어드는 특성이 있어 충·방전을 수백 회 반복하면 구조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균열이 발생한다. 이는 수명 단축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니켈이 다량 함유된 하이니켈 양극은 전해액 속에 미량 포함된 불산(HF)과 반응해 니켈이 용출될 수 있어 화학적으로 불안정하다.
연구진은 이런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의 양극과 음극 소재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불산을 제거할 수 있도록 리튬이온이 지나다니는 통로인 전해액에 사용할 새로운 첨가제를 개발했다.
기존에 전해액 첨가제로 사용되던 바이닐렌 카보네이트(VC) 구조를 토대로 음극의 보호막을 안정화할 수 있는 첨가제인 DMVC-OCF₃와 불산을 제거할 수 있는 DMVC-OTMS를 합성했다.
연구진은 이들 두 첨가제를 전해액에 넣어 고용량 리튬이온전지를 제작한 뒤 400회 충·방전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전지의 용량을 확인한 결과 처음 용량의 81.5%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전해액 첨가제인 VC를 썼을 때보다는 용량이 30%, 플루오르에틸렌 카보네이트(FEC)를 썼을 때보다는 10% 늘어난 것이다.
또 연구진이 개발한 첨가제를 넣은 리튬이온전지는 20분 만에 급속 충전 뒤 방전 과정을 100회 반복해도 전지 용량 감소가 1.9%에 불과했다.
최 교수는 “기존 첨가제인 VC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첨가제를 개발하기 위해 합성법부터 고안했다”며 “대용량 리튬이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에 실렸다.
기사 링크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3925
연구진은 이 첨가제를 하이니켈 양극과 실리콘 음극으로 구성된 대용량 배터리에 투입했을 때 400회 충전과 방전 후에도 처음 용량의 81.5%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남순·송현곤·곽상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와 배터리 내 부반응을 일으키는 물(water)을 제거하는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첨가제는 체내 항산화 효소처럼 배터리 안에서 발생한 활성산소와 반응해 배터리 노화를 방지한다. 이 물질을 리튬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시스템으로 활용하면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을 키우기 위한 시도가 많다.
리튬이 많이 함유된 물질인 ‘리튬 리치 양극’을 사용한 게 대표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충·방전 반응 중에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활성산소는 전해액을 분해하고,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를 발생 시켜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으로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기존 전해액에 ‘말론산이 결합한 풀러렌'(MA-C60) 첨가제를 넣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MA-C60은 탄소 원자가 축구공처럼 5각형과 6각형 구조로 이어진 풀러렌에 말론산이 결합한 물질이다. 이 물질을 전해액 속에 소량(1%) 첨가하면 전해질 용매 대신 활성산소와 반응, 전해액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전지 작동 초기에는 첨가제가 용매와 반응해 보호막을 만드는 영향으로 양극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또 전지 작동 중에 만들어지는 수분은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단축하는 산성화합물과 전극피막을 만드는데, 새 첨가제는 배터리 내 수분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해액은 전지와 부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물을 제거할 뿐 아니라, 양극 표면에 보호막도 형성하는 ‘다기능성 전해질’이다”라면서 “리튬 리치 양극뿐 아니라 다른 고용량 양극 소재에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용량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4월 6일 자에 공개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429114800057?input=1195m (연합뉴스)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aenm.202000563
<리튬이온전지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첨가제를 개발한 최남순 교수(왼쪽)와 곽상규 교수.>
전기차용 고용량 리튬전지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전해액 시스템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최남순·곽상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불소 원자를 포함한 새로운 용매(불소화 용매)를 이용해 ‘이온 농축형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전해액은 리튬금속전지 음극과 양극에 고르게 보호막을 형성해 전지 수명과 출력을 높여준다.
리튬금속전지나 리튬이온전지는 ‘리튬이온’을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시켜며 충·방전한다. 전해액은 이 리튬이온이 지나는 통로이자 전해액 자체는 전극(음극·양극) 표면과 반응해 보호막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보호막이 균일하게 형성되지 못하면 전극 보호에 문제가 생기고 전지 성능이 떨어진다.
최 교수팀은 ‘불소’를 함유한 새로운 조성의 전해액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음극과 양극을 동시에 보호하고 전지 출력도 높일 수 있는 전해액시스템을 개발했다.
전해액 속 불소는 리튬과 반응해 리튬전극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했고, 보호막이 부분적으로 파괴됐을 때 수선하는 역할도 했다.
이 전해액시스템을 이용하면 기존에는 어려웠던 고전압·장수명 리튬금속전지를 구현할 수 있다.
최 교수팀은 불소화용매의 반응 경향과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환원 반응이 잘 일어나는 ‘불소화 에테르 용매’가 불소를 쉽게 내어주는 성질이 있어 음극에 보호막(불소화 계면)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최남순 교수는 “리튬금속전지 고성능화에 필요한 기능성 전해액 소재와 첨가제, 상용 전해액시스템 개발을 앞당겨 차세대 고에너지 밀도 전지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전략적핵심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고, 연구 성과는 ‘나노 에너지’ 11월 20일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In Special Issure : Advancing Materials Science and Technology at UNIST. May 17, 2019
Related paper : Scavenging Materials to Stabilize LiPF6-Containing Carbonate-Based Electrolytes for Li-Ion Batteries
(http://surfchem.unist.ac.kr/publications/2019_115/)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재료과학 분야 학술지에서 UNIST의 연구를 조명한 특별호를 발간했다.
독일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가 ‘UNIST의 혁신적 재료과학, 공학’을 주제로 특별호를 선보였다. 17일(금)자로 공개된 이번 특별호는 한 권 전체가 UNIST의 연구만을 담았다. 개교 10주년을 맞이한 UNIST가 세계적 수준의 재료연구로 학계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 Advanced Materials UNIST 특별호 바로가기
1989년 창간된 어드밴스드 머티리얼는 재료과학 분야를 다루는 최상위권 학술지로, 2017년 기준 영향력 지수(IF, Impact Factor)가 21.950에 이른다.
특별호는 조재필 UNIST 연구처장(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의 사설(Editorial)로 시작된다. 그는 2009년에 개교한 UNIST가 개교 10년 만에 재료과학분야에서 주목 받는 연구기관을 성장한 과정을 밝히며, 주요 연구 분야를 소개했다.
이어 14개 연구 논문과 2개의 연구 뉴스가 실렸다. 이번에 실린 14개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던 총 122편의 UNIST 논문 중 높은 피인용수를 기록하며 영향력을 보여준 연구 성과들이다.
이렇게 소개된 주요 연구는 ▲ 리튬이차전지, 해수전지 등 에너지 변환 및 저장장치를 위한 소재연구 ▲ 수소 저장 및 생산을 위한 소재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및 유기태양전지 소재 ▲ 열전소자 연구 등이다
조재필 연구처장은 “이번에 특별호를 통해 소개된 연구들은 모두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실용적 기술들이라는 특징이 있다”며 “실생활에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질 높은 연구를 강조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호에는 UNIST 연구를 표현하는 총 4장의 그림이 삽입됐다. 먼저 겉표지로 UNIST 상징조형물이 개교 10주년을 맞이한 학교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표현됐다. 이어 책자 내부에 해수전지를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 플랫폼을 표현한 그림과 중수소 분리를 위한 물질을 표현한 그림이 실렸다. 뒤표지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물질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정무영 총장은 “UNIST는 재료과학분야 세계 상위 1% 과학자(HCR)을 세 명 보유한 것은 물론 우수한 연구 성과를 다수 배출하며 관련 분야 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저명한 국제 학술지를 통해 개교 10년 신생대학의 놀라운 성장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가 특별호를 통해 국내 대학의 연구를 다룬 경우는 UNIST 사례가 두 번째다. 또한 이 학술지가 특별호를 통해 특정 대학이나 기관을 다룬 경우는 이번 호를 포함해 총 24건이다.
[전자신문]
From left, Prof.Park Su-jin of POSTECH, Dr. Woo-Jin Song of POSTECH, Dr. Myeong-Soo Shin of UNIST, Prof. Yoo Seung-min of Ulsan University, Prof. Nam-Soon Choi of UNIST, Dr. Jung-gu Han of UNIST. © News 1
A membrane based on an agar developed by a collaborative research team. (Presented by Prof. Nam-Soon Choi, UNIST) © News 1
Degradation results in shorter battery life and lower efficiency of batteries. POSTECH said it has developed a technology that suppresses the deterioration of secondary batteries, which continue to charge and discharge, such as electric cars and smart phones, by professor Park Soo-jin, Dr. Woo-Jin Kim.
The research team solved the problem of battery deterioration by using an agar, which is mainly used as a raw material of jelly.
An organic electrolyte-based lithium secondary battery has a problem that an electrolyte is eluted by attacking a cathode material at a high temperature.
Therefore, high-voltage, high-capacity lithium secondary batteries were not able to perform at high temperatures and were regarded as the biggest obstacle to the commercialization of electric vehicles. The researchers paid attention to the hydrophilicity of agar in order to solve the deterioration phenomenon.
Agar, a natural seaweed, is a food that can be eaten in a summer soybean paste soup. When agar is mixed with water, agar is tangled like a jelly and has a property of holding water.
To utilize the properties of agar, the team developed polymer membranes with uniform pores by reacting organosilicon compounds to control the hydrophilicity of the agar and phase separation. The membrane thus formed showed flexibility and maintains the porous structure without thermal deformation at high temperature.
Professor Park said, “Applying multi-functional membranes and binders made from agar to high performance cells will not cause a big problem in battery operation even at high temperatures.”
[new1 뉴스]
http://www.news1.kr/articles/?3587913
[newsis 뉴스]
http://www.newsis.com/view/?id=NISI20190403_0000301855